강릉문화재단은 2023 아티스트 레지던시 강릉 입주작가인 김지수, 이태헌, 정영도 작가의 결과보고 전시회를 오는 27일까지 명주예술마당에서 펼친다. ‘하슬라에서, 바람이 네게 설 때’를 타이틀로 펼쳐지는 이번 전시에서 쓰인 ‘하슬라’는 강릉의 옛 이름이다.
5개월 간의 레지던시 생활을 지낸 이들은 각자 강릉에서 얻은 영감을 작품에 녹여냈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캐릭터를 수집해 작품에 세우는 정영도 작가는 ‘나아가다, 회복’의 의미를 갖고 강릉을 바라봤다. 산불로 인해 누렇게 휑해진 터와 거뭇 납작해진 언덕 곁에 산처럼 높이 쌓인 통나무. 영원할 것만 같던 자연의 영토가 황무지처럼 변해버렸지만 그 안에서 정 작가는 회복의 메시지를 찾는다.
어둠 속에도 꽃이 핀다는 굳은 믿음을 작품에 눌러 담은 김지수 작가는 화폭 위에 구현되는 어둠의 순간을 세계와 조금 더 넓고 깊게 소통하도록 돕는다. 그는 강릉에서 느낀 상쾌하면서 생(生)의 힘까지 느껴지는 ‘바람’에 초점을 두고, 이유 모를 해방감을 안겨주는 강릉의 바람에 온 마음을 빼앗긴다. 이태헌 작가는 관객들에게 전시를 통해 전하고 싶은 긍정의 메시지를 전한다. ‘마음’과 ‘존재’를 탐구하는 미디어 아티스트인 그는 자유롭고 건강하게 변화할 수 있는 존재와 이를 가능하게 하는 연대와 믿음에 대해 강조한다. 이태헌 작가는 “이곳 강릉에서 쉬엄쉬엄이라는 뜻을 가진 ‘시나미’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 강릉은 참 시나미 하기 좋은 곳”이라며 “강릉에서 작업하며 복잡했던 생각이 정리되고, 오직 관객과 연대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켜켜이 중첩되는 소리, 무한히 반사되는 상 속에서 건강한 마음이 여러분들에게 닿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전했다.
김민희기자 minimi@kwnews.co.kr
https://www.kwnews.co.kr/page/view/2024011009503016451